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JPM)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한 대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CEO)가 태도를 바꾸면서, 은행 시스템 내에서 디지털 자산의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현재 일부 고액 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담보로 현금을 대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논의되는 것은 ETF를 넘어서, 실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담보로 삼는 방식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빠르면 내년에 정식 출시될 가능성도 있지만, 규제 상황에 따라 일정은 바뀔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다이먼 CEO의 입장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과거 그는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규정하며 거래에 개입한 직원을 해고하겠다고까지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실체 있는 자산’이라고 인정하고, 은행이 예금 기반 토큰 및 규제된 디지털 자산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금융권 내 암호화폐 인식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JP모건은 지난 6월, 블랙록($BLK)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등 암호화폐 ETF를 담보로 대출을 시작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복잡한 구조인 실물 코인을 직접 담보로 설정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이 경우에는 담보 자산의 평가 방식, 키 관리 방안, 디폴트 발생 시 자산 청산 절차 등 세부적 기술과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JP모건의 행보는 미국 내 지속적인 규제 명확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GENIUS법안'을 포함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MS) 등 다른 월가 대형 기관들도 E트레이드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 도입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나서는 분위기다.
아울러 JP모건은 2028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5000억 달러(약 69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반면 일부 시장 분석가들의 조 단위 전망은 '비현실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JP모건이 추진 중인 비트코인·이더리움 담보대출 서비스는 기존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세계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상징적인 시도로, 향후 주요 은행들의 유사한 경쟁 서비스 개발에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