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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 이상보다 속도? '최소 실행 가능 탈중앙화(MVD)'로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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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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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가 이상주의적 철학보다 거래 성능에 집중하며 '최소 실행 가능 탈중앙화(MVD)'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속·고신뢰 거래 환경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실용적 탈중앙화가 주목받고 있다.

 디파이, 이상보다 속도? '최소 실행 가능 탈중앙화(MVD)'로 진화 중 / TokenPost.ai

디파이, 이상보다 속도? '최소 실행 가능 탈중앙화(MVD)'로 진화 중 / TokenPost.ai

암호화폐가 철학적 이상을 추구하는 동안 정작 가장 중요한 사용자인 ‘거래자’는 뒷전으로 밀리는 일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디파이(DeFi)가 실질적으로 트래디파이(TradFi, 전통 금융)의 대안이 되기 위해선, 이상보다 성능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최근 주목받는 개념인 ‘최소 실행 가능 탈중앙화(Minimum Viable Decentralization, MVD)’는 검열 저항성과 거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거래자 친화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파이는 본래 중앙화 플랫폼의 문제를 타파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허가 없이 사용 가능한 구조, 검열 저항성 등은 이 분야의 핵심 가치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을 따르기엔 혹독하다. 이더리움(ETH)처럼 주요 체인의 블록 생성 시간이 12~15초에 달해 고빈도 매매(HFT)에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 대표적인 파생상품 탈중앙화 거래소 디와이디엑스(dYdX)가 자체 체인으로 이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MEV(최대 추출 가능 가치) 문제도 심각하다. 블록 생성자가 거래자보다 먼저 거래를 처리하거나 거래 사이에 끼어들며 가격을 왜곡시키는 방식으로, 유저 신뢰도와 거래 품질이 모두 훼손된다.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결함의 수준을 넘는다. 가격 효율성과 체결 신뢰성을 침식시키며, 숙련된 거래자들을 아예 시장 밖으로 내몰고 있다. 따라서 철학이 아무리 훌륭해도, 이를 떠받칠 인프라가 미비하다면 스스로 한계를 자처하는 셈이다.

오늘날 최상위 거래자들이 요구하는 조건은 분명하다. 밀리초 단위의 거래 성능, 높은 안정성, 예측 가능한 체결 속도 등이다. 디파이가 트래디파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블록 생성 속도는 100밀리초 이하, 거래 최종 확정은 1초 내, MEV 보호는 기본, 시스템 가용성은 99.999%를 보장해야 한다. 그동안 ‘규제가 없는 금융’만을 당위로 내세웠던 탈중앙화 특유의 언어만으로는, 이 같은 요구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그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MVD다. 탈중앙화는 전부 또는 무(無)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탈중앙화 유지로 거버넌스 이상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자는 전략이다. 검열 저항성과 신뢰 기반 거래 환경만 유지할 수 있다면, 속도·체결력·확정성은 유저 경험의 중심에 두자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차세대 블록체인이 이 원칙에 기반해 간결한 검증자 집합, 병렬 처리 합의 구조, 빠른 확정 시스템 등을 실험하며 새로운 탈중앙화 모델을 시도 중이다.

이런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디파이 사용자층과 거래량이 모두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생상품 분야는 폭발적인 확장을 예고한다. 분석에 따르면, 디파이 파생상품 시장은 2031년까지 누적 거래금액 351조 달러(약 486경 39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이 138%에 달할 전망이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에보(Aevo) 같은 선도 플랫폼은 초기부터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들도 여전히 1층 체인 한계, 롤업 지연성 등 기술적 제약에 직면한 상태다.

이 같은 제약을 돌파하려면 이념만으론 부족하다. 이제 디파이가 나아갈 다음 단계는 ‘순수성’이 아닌 ‘실용성’에 기반한 탈중앙화다. MVD는 이상과 실현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첫 걸음이며, 유저의 신뢰를 확보하면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금융 시스템 구축을 가능케 하는 실용적 대안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디파이는 최소한의 탈중앙화로 최대의 거래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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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3 00: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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