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가 오는 2027년까지 최대 90만 비트코인(BTC)을 보유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세우며 비트코인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장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재 60만 7,770 BTC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공개 상장 기업으로, 자본 전략과 기업 구조 면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TD 카우엔(TD Cowe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트래티지의 전략이 단순한 과열 투자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우위를 기반으로 한 자산 운용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래티지의 주식은 비트코인의 순자산가치(NAV)에 비해 72.6%의 프리미엄을 형성 중인데, 일부에서는 이를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TD 카우엔은 이에 대해 “전통적인 NAV 기반 가치 평가 방식만으로는 스트래티지의 전략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저금리 자본 조달 및 독창적 자산 확장 모델이 프리미엄의 정당성을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래티지는 ‘42/42’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840억 달러(약 116조 7,600억 원)의 자산을 주식 및 채권을 통해 조달해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을 희석 없이 늘리고, ETF에서도 구현하기 어려운 ‘수익형 비트코인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지 이 전략은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최근 약 21억 달러(약 2조 9,19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조달해 6,220 BTC를 평균 11만 8,940달러(약 1억 6,553만 원)에 매입했고,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도 3,077 BTC 순이익을 확보했다.
이 같은 ‘자본 플라이휠’은 스트래티지가 단순 보유를 넘어 비트코인 기반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선보인 STRC(Stretch)라는 우선주 상품은 기존 보통주를 희석하지 않으면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또 다른 확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TD 카우엔은 스트래티지가 2027년까지 90만 BTC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약 4.3%에 해당한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외에도 관련 주식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에 대해서도 680달러(약 94만 5,200원)를 목표 주가로 제시하며 장기적으로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제도권 채택 확대와 규제 명확화는 향후 이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이 여전히 비트코인의 가격과 ETF 동향에 머무는 가운데, 스트래티지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법인 중심의 비트코인 누적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단순한 보유를 넘어, 자본 효율성, 전략적 자산 확보, 그리고 구조적 프리미엄의 선순환은 스트래티지를 블록체인 시대의 ‘기업형 채굴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