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대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주도했던 범죄조직의 총괄책임자가 해외 도피 2년 만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8일 A씨를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관련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가 몸담은 이 조직은 2021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가짜 암호화폐 28종을 발행 및 판매하겠다며 1만5천여 명에게 총 3천25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62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유튜버 B씨를 대표격으로 내세워, 지주회사 아래 15개 조직을 짜고 치밀하게 역할을 나누어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암호화폐 투자 신뢰감을 조성하기 위해 유튜브 강의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900만 건의 휴대폰 정보를 이용해 '원금의 20배를 보장', '운명을 바꿀 찬스', '아파트 팔고 빚을 내서라도 매수하라' 등 다소 자극적인 메시지로 투자자를 노렸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미 주범 B씨를 포함한 관련자 215명을 붙잡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당시 총괄 책임을 맡았던 A씨는 수사 초기 일본으로 출국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로 도주 중이었다.
국제공조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지속적인 외교 채널 압박을 가했다. 결국 A씨는 스스로 귀국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지난 19일 인천공항 입국과 동시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범죄 수익금 배분은 물론, 코인 영업에 필요한 고객정보 전체를 관리하고 총 피해금 중 약 378억 원은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A씨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로 도피했다 해도 끝까지 추적한다는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피해자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불법으로 얻은 범죄수익도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