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와 연루된 필리핀 기반 IT 기업 펀널 테크놀로지(Funnull Technology)와 그 관리자에게 제재를 부과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5월 29일 공식 성명을 통해 펀널이 수천 개의 암호화폐 사기 웹사이트에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기 피해 규모가 200만 달러(약 274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펀널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로부터 대량의 IP 주소를 구매해 이를 암호화폐 사기 조직에 판매했다. 이들은 해당 IP 주소를 활용해 진짜 투자 플랫폼을 모방한 사이트를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의 신뢰를 유도한 후 암호화폐를 가로챘다. 특히, 펀널은 그간 FBI에 신고된 대다수 암호화폐 사기 사이트에 연결된 핵심 공급업체로 지목됐다.
사기 수법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OFAC은 2024년 들어 펀널이 웹 개발자들이 활용하는 코드 저장소를 구매한 뒤, 이 코드를 조작해 사용자들이 정상적인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도 사기 사이트나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 자동 리디렉션되도록 설정한 사례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 서버 임대가 아닌, 악성 코드 기반의 사전 설계된 사기 범죄 구조임을 시사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국제 암호화폐 사기 네트워크 차단을 위한 규제 집중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암호화폐 범죄 근절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제재도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