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증권사 사이트 105개를 만들고 1천억 원 넘는 돈을 끌어모은 조직이 결국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암호화폐와 익명 메신저를 악용해 수사망을 피해왔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는 최근 A씨(54) 등 총 11명을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구속기소 6명, 불구속기소 5명으로, 모두 조직적으로 가동된 투자 사기 일당이었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작년 8월까지 '○○에셋' 같은 이름의 가짜 증권사 사이트를 무려 105개 만들어 '삼성전자 주식 무료 지급', '즉시 입출금 보장' 같은 문구가 담긴 스팸 문자를 280만건이나 발송했다. 그렇게 끌어모은 금액만 약 1천115억 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출금을 요청하면 곧바로 사이트를 닫는 수법으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으며,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텔레그램 같은 익명 메신저를 조직 운영에 활용했다. 또 해외 서버와 암호화폐, 대포폰까지 동원해 흔적을 감췄다.
검찰은 최근 상반기 들어 주식 관련 스팸이 급증한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받은 스팸 신고내역을 바탕으로 링크를 추적해 조직 전체를 검거했다.
범죄 수익 일부는 현금으로 남아 있어 검찰은 10억7천500만 원은 압수하고, 나머지 24억5천439만 원에 대해선 추징보전 조치했다. 문제가 된 가짜 증권사 사이트들도 모두 차단 및 폐쇄 조치됐다.

검찰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사기 범죄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어 추가적인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해외 서버, 대포폰 등 디지털 수단이 결합된 복합적 금융 사기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