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분석에 특화된 오픈소스 컬럼형 데이터베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클릭하우스(ClickHouse)가 투자 시장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클릭하우스는 최근 시리즈 C 투자 라운드를 통해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등 유수의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보탰다. 이로써 클릭하우스의 누적 투자금은 6억 5,000만 달러(약 9,360억 원)를 넘어섰다.
클릭하우스의 주력 제품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 겉보기는 일반적인 표 형식이지만 내부 구조는 속도가 뛰어난 컬럼 기반 아키텍처로 설계되어 있다. 이 아키텍처는 30년도 넘은 기술이지만, 실제 저장장치에 데이터를 배치하는 방식에 최적화를 더해 분석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플래시 저장장치 안에서 인접한 메모리 영역에 데이터를 저장해 데이터 접근 속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클릭하우스는 데이터 연산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선점을 더했다. 벡터화된 질의 실행 방식을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하며, 범위 쿼리(range query)도 단계를 줄여 빠르게 수행한다. 덕분에 대규모 분석 작업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클릭하우스는 수백 대의 서버와 수조 개 컬럼, 페타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대규모 환경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네이티브로 오픈소스 분산 시스템 조율 도구 '주키퍼(ZooKeeper)'를 사용하던 클릭하우스는 최근 자체 개발한 '클릭하우스 키퍼(ClickHouse Keeper)'로의 전환도 완료했다. 자주 재시작할 필요가 없고 저장 공간도 적게 차지해 운영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사업적으로는 유료 서비스인 '클릭하우스 클라우드(ClickHouse Cloud)'를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데이터 처리 툴 'ClickPipes'와 핵심 시스템을 결합한 관리형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이 플랫폼은 외부 데이터 소스 통합이 용이해 기업 고객들의 확장 수요에 부응한다.
클릭하우스의 고객사는 현재 2,000곳이 넘는다. 소니, 앤드로픽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실시간 데이터 기반 분석 및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을 위해 클릭하우스를 활용 중이다. 에런 카츠(Aaron Katz)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분석의 미래는 단순한 대시보드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이해하고 실시간 결정을 내려주는 지능형 에이전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단지 변화의 한 축일 뿐"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산업 전반의 실시간 데이터 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설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차세대 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 발돋움한 클릭하우스는, AI 시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데이터 성능과 확장성 모두를 충족하는 독보적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점차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