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 갈등 격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은 이번 주에도 높은 변동성을 예고하고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자산은 주말 동안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 지표 발표 등 중대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000억 달러(약 278조 원) 넘게 증발했다. 이후 주말 사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았지만, 월요일 장 개장과 함께 유가가 5% 급등하고 투자자들이 현금과 금으로 몰리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됐다. 특히 이란이 카타르와 오만 등 중재국에 휴전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전한 것으로 보도돼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경제 이벤트는 시장에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수 있다. 18일(화)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매 판매 보고서는 소비자 지출과 경기 회복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공개되는 산업생산 지표는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제조업과 광업 등 실물경기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19일(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CME의 FedWatch Tool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약 96.7% 확률로 금리가 4.25~4.50%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단순한 동결 여부보다는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드류 마투스(Drew Matus)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수석 전략가는 “경기 둔화 신호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인하가 단행된다면 인플레이션 기대만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20일(목)은 미국의 노예 해방 기념일인 주니틴스(Juneteenth)로 뉴욕증시를 비롯한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이날 예정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지수 발표는 주 후반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또 다른 지표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시황은 아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가총액은 약 3조 4,000억 달러(약 4,726조 원) 수준에서 횡보 중이며, 비트코인은 일요일 한때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선 아래로 밀려났다가 월요일 아시아 거래 시간에 10만 6,000달러(약 1억 4,734만 원)로 회복했다. 이더리움도 하루 기준 1.8% 상승하며 2,600달러(약 361만 원)를 향해가고 있다. 솔라나(SOL), 하이퍼리퀴드, 수이(SUI), 비트코인캐시(BCH) 등 일부 알트코인이 비교적 활발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이 이란-이스라엘 갈등,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 소비 관련 경제 지표 등 세 가지 요인에 따라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급변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방어적인 자산 구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