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단기 조정 이후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선을 중심으로 거래되며 조용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온체인 분석가들은 이 ‘침묵기’를 다음 상승장의 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소속 분석가 아보카도 온체인(Avocado_onchain)은 긴 침묵이 곧 잠재된 폭발력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9만 8,467달러(약 1억 3,681만 원)까지 하락한 뒤 반등하는 최근 흐름을 ‘정체’가 아닌 ‘에너지 축적 단계’로 진단했다. 실제로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s)의 매도 비율이 낮게 유지되며, 오히려 꾸준히 매집에 나서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이는 과거 주요 상승장이 시작되기 전과 유사한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분위기는 혼조세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로 추정되는 지역에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간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2일 한때 10만 달러 밑으로 급락했다. 이 여파로 7억 달러(약 9,730억 원) 상당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더리움(ETH), 솔라나(SOL)를 비롯한 알트코인도 각각 6%, 7% 하락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확대됐다. 위험 회피 심리 속에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리는 ‘디지털 금’ 성격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억제와도 맞닿아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장기 보유 코인의 이동을 측정하는 Binary CDD(코인 데이즈 디스트로이드) 30일 이동 평균은 0.6 수준으로 하락해 매도 의사가 낮은 상태임을 시사했다.
아보카도 온체인은 “이 수치는 역사적으로 폭발적인 급등 직전에 자주 나타났다”며 “시장의 관심과 감정이 가라앉는 시기가 오히려 다음 큰 움직임의 전조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단기 보유자(Short-Term Holders)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3%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현 시점에서 이들로 인한 대규모 차익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일부 경고 신호도 감지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일일 순매수량은 지난 4월 23일 9,700BTC에서 최근 3,300BTC로 줄었고, 고래 주소의 월간 보유량 증가율도 3.9%에서 1.7%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가격 흐름은 팽팽한 줄다리기 양상이다. 최근 1주일간 4.9%, 지난 한 달간 5.6% 하락한 가운데, 9만 8,975달러(약 1억 3,763만 원)에서 10만 8,771달러(약 1억 5,110만 원)를 오가는 등 11만 달러 돌파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기준 최저 9만 8,467달러에서 최고 10만 2,782달러(약 1억 4,275만 원)까지 진폭이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전체 시장이 주간 기준 6.7% 하락한 가운데 비트코인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 보유자들이 여전히 상승 구조에 대한 확신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전반이 조용한 가운데, 비트코인이 이 정적 안에서 다시 에너지를 응축하며 반전을 노릴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