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이 최근 기업가치 669억 달러(약 92조 9,910억 원)를 기록하며 자사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을 넘어섰다. 이는 상장 이후 800% 가까이 상승한 주가 덕분으로, 미국 상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입법 통과와 대형 금융기업과의 협력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서클의 주식 티커인 CRCL은 지난 월요일 장중 한때 298.98달러(약 41만 6,520원)까지 치솟은 뒤 263.45달러(약 36만 6,160원)로 마감했다. 이는 하루 만에 약 10%, IPO 이후로는 무려 800% 가까운 급등세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약 669억 달러(약 92조 9,910억 원)에 도달했으며, 현재 유통 중인 USDC의 총 공급량인 613억 달러(약 85조 900억 원)를 넘어서게 됐다.
이 같은 급등은 미국 상원이 지난 6월 17일 68대 30의 압도적 표차로 'GENIUS 법안'을 통과시킨 직후 시작됐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전면적인 자산 담보, 정기 감사, 발행 전 승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며, 은행과 핀테크 기업, 소매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는 최초의 연방 단일 규제 프레임워크다.
이에 더해 핀테크 기업 파이서브(Fiserv)가 연말까지 서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FIUSD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층 고조됐다. 실제로 CRCL 주가는 지난 주에만 80% 이상 상승했으며, 이번 소식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한편 주가가 기업 순이익 대비 216배, 주가수익비율(PER)이 3,200을 넘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이들은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 기대감에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는 명확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인베이스($COI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동안 스테이블코인은 총 27조 6,000억 달러(약 3경 8,364조 원) 이상의 거래를 기록하며 비자, 마스터카드의 합산 거래량을 넘어섰다. 또한 암호화폐에 인지도가 있는 중소기업의 81%가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의 이 관심도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디파이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 기준 최근 30일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56억 7,100만 달러(약 7조 8,979억 원) 증가해 2,510억 달러(약 348조 9,0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더리움(ETH)은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6억 달러(약 5조 40억 원)를 기여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진 스테이블코인은 테더(USDT)로, 유통량은 1,560억 달러(약 216조 8,400억 원)이며 시장 점유율은 약 62%다. 그 뒤를 서클의 USDC가 613억 달러(약 85조 900억 원)로 24%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내 두 강자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서클의 기업가치 상승은 업계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