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동안 2만 6,000개 이상의 비트코인(BTC) 지갑이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를 돌파하며 ‘비트코인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포트폴리오는 같은 기간 동안 78%나 급락했다. 비트코인의 상승장이 대다수 투자자에게는 행운이었지만, 트럼프에겐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 셈이다.
핀볼드(Finbold)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비트코인 지갑 2만 6,758개가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며 전체 비트코인 백만장자 수는 18만 2,327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4월 진행된 비트코인 채굴 보상 감반(반감기)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고, 5월 22일에는 BTC 가격이 11만 1,970달러(약 15억 5,224만 원)를 기록하며 부의 효과를 확산시켰다.
이와 같은 시장 축제 속에서도 트럼프가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은 약 1,016만 달러(약 141억 2,240만 원)에서 220만 달러(약 30억 5,800만 원)로 줄어들었다. 특히 1분기에만 820만 달러 이상 가치가 증발했고, 2분기에는 소폭 이상의 회복세도 보이지 못했다. 트럼프 지갑의 주요 구성 자산은 밈코인 TROG였으며, MAGA(TRUMP), 폴리곤(MATIC), USDC 등 변동성 높은 자산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하락 위험은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반면, 트럼프 일가가 지원하는 디파이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동안 WLFI의 총 가치 잠금액(TVL)은 7,282만 달러(약 1013억 원)에서 1억 7,815만 달러(약 2,479억 원)로 뛰어오르며 무려 115% 상승했다. 이는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러한 급등세도 정치적 이익과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겨냥한 신규 법안에 의해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지난 6월 23일, 애덤 시프(Adam Schiff) 상원의원이 발의한 ‘COIN법’은 고위 공직자 및 그 가족의 암호화폐 이익을 제한하고, 이들의 보유 자산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현재 민주당 상원의원 9명의 공동지지를 확보하며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상반기의 결과가 명확한 교훈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구조화된 투자 전략이 아닌, 단순한 ‘밈코인 쓸어담기’ 방식은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사례는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고, 규제 또한 강화되며 이전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포트폴리오의 수익이 아닌 구조와 투명성이 미래의 관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