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Tether)가 도난 자금과 연루된 8만 5,877달러(약 1억 1,939만 원) 규모의 USDT(테더)를 동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법 집행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으며, 중앙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암호화폐 규제 준수 역할을 두고 다시 한번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동결 조치는 규모 면에선 과거 테더가 취한 조치들에 비해 비교적 작다. 그러나 그 상징성은 작지 않다. 테더는 이번 조치 외에도 지금까지 25억 달러(약 3조 4,750억 원) 상당의 USDT를 불법 활동과 연루된 자금으로 판단해 동결한 바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2,090개 이상의 지갑 주소를 글로벌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테더의 이 같은 '사후 개입' 방식은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화 발행사가 법적 판단에 따라 특정 자산을 동결할 수 있는 것은 범죄 예방에는 유용하지만, 동시에 사용자 자산에 대한 통제 권한이 중앙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테더의 결단이 앞으로 암호화폐 생태계 내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 규제 완화 흐름과 맞물려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한층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