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의 운영사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은 최근 비트코인(BTC) 및 관련 자산에 약 2조 7,800억 원(20억 달러) 상당을 투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 입법이 미 하원에서 속속 가결된 이후 공개된 내용으로 시기적 의미가 크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 중 약 2조 850억 원(15억 달러)는 자사 주식 매각을 통해 조달했고, 나머지 약 1조 3,900억 원(10억 달러)는 전환 사채 발행으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투자전략은 지난 5월 이미 예고된 바 있으며, 트럼프미디어 측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비트코인과 관련 자산의 매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명명한 기간 중 하원이 세 건의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바로 나흘 뒤에 나왔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은 일시적으로 약 1억 6,680만 원(12만 달러)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보도 시점에서는 약 1억 6,488만 원(11만 8,436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자신이 지지한 'GENIUS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일부 암호화폐 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후원하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운용 중이며, 거버넌스 토큰 WLFI의 가격은 최근 일주일간 2배 이상 급등했다. 토큰 보유자들이 해당 자산의 자유거래를 승인하면서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한편,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Nansen.ai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는 같은 기간 약 10% 상승해 1만 604원(11.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6월 기준, 트럼프 가족 관련 기업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밈코인 공급량의 80%를 두 개 계열사를 통해 간접 소유하는 사실상 전권을 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련의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친(親)크립토 정치인으로 부각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관련 법안 통과와 투자의 시기적 정합성은 시장의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으며, 트럼프 미디어그룹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은 미국 정치권과 암호화폐 산업 간의 접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