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MP 토큰이 최근 여러 악재에 휘말리며 시세가 급락하고 있다. 프로젝트 공동 창립자가 에어드롭 연기를 공식화한 데 이어 일부 초기 투자자들이 거액 손실을 입은 사례가 공개되며, PUMP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는 분위기다. 커뮤니티의 실망감이 표면화되면서 토큰 가격은 하루 만에 12% 폭락했고, 이는 ICO 기준가마저 밑도는 수준이다.
코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로 추정되는 ‘PUMP Top Fund 2’는 8일 전 바이낸스에 약 2억 PUMP(당시 약 1,778만 달러, 약 24억 7,382만 원)를 입금했으나, 바이낸스가 해당 토큰을 스팟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으면서 이를 제때 매도하지 못했다. 이 토큰들은 약 23시간 전 반환됐고, 그 시점에는 가치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960만 달러(약 13억 3,440만 원)로 하락해 실질적인 손실은 약 11억 3,942만 원 규모에 달했다.
비슷한 피해 사례도 줄을 이었다. 또 다른 두 개 지갑은 각각 12억 5,000만 PUMP가량을 가격 하락 구간에서 매도, 약 380만 달러(약 5억 2,820만 원)를 회수했지만 초기 대비 약 1억 6,680만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프로젝트 측이 정식 에어드롭 시행을 연기한다고 밝힌 직후 일어난 매도 행렬은, 토큰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날 펌프 공동 창립자 알론 코헨(Alon Cohen)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에어드롭 시점은 미정이며, 유의미한 생태계 구축과 거래량 확대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단기 시세 부양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정면으로 어긋난다. 발표 직후 PUMP 시세는 ICO 기준가인 0.004달러 밑으로 급락하며 일일 기준 12%,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고, 현재는 0.0033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PUMP는 2024년 초 솔라나(Solana) 기반으로 출시된 밈코인 생성 플랫폼 ‘Pump.fun’을 모태로 하고 있다. 출시 초기, 누구나 몇 분 안에 밈코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화제를 모아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플랫폼 실사용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고, 이번 에어드롭 연기 논란은 이러한 불신에 불을 붙였다.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PUMP에 참여해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 이상 거래를 실행했던 한 이용자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커뮤니티의 오랜 지지가 외면받았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또 다른 유저는 “에어드롭이라는 핵심 동력을 잃은 채 생태계가 자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을 ‘기대와 현실의 괴리’로 분석하고 있다. 단순한 토큰 배포보다는 실질적인 가치 제고와 기능 확장 등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지속 가능성 확보가 어렵다는 경고다. PUMP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하기 위해선 철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함께 실제 유틸리티 확보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에어드롭보다 중요한 건, 실제 쓸모 있는 플랫폼 구축이라는 점이 재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