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루빈이 이끄는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기업 컨센시스가 또 한 번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메타마스크(MetaMask) 지갑으로 잘 알려진 컨센시스는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49명을 해고했다. 이는 수익성 제고와 조직 효율화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최근 사용자 인증 서비스인 Web3Auth를 인수한 뒤 전략적 우선순위를 재정비한 결과다.
이번 감원은 지난 2년 사이 단행된 세 번째 구조조정이다. 컨센시스는 2023년 말부터 지금까지 전체 인력의 약 38%를 줄여 왔다. 앞서 2023년에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이유로 96명을 감원했고, 2024년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행정 남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전체 직원의 20%인 약 16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구조조정은 개선되는 시장 환경이나 규제 완화만으로는 조직 유지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센시스는 구조조정 외에도 법적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업자인 조셉 루빈은 2023년 말 옛 직원들과의 지분 약속 관련 소송에 휘말렸고, 이 사건은 현재도 계류 중이다. 2024년 초에는 SEC가 이더리움(ETH)을 증권으로 간주하려는 시도에 맞서 컨센시스가 직접 소송을 제기했고, 이 건은 암호화폐 업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같은 해 다시 SEC는 메타마스크 월렛의 스왑 및 스테이킹 기능이 무허가 증권 제공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컨센시스를 제소했고, 이 역시 2025년 2월 합의로 종결됐다.
컨센시스의 사례는 업계 대기업들이 마주한 전반적인 규제 환경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같은 기간 코인베이스(Coinbase), 바이낸스(Binance) 등도 SEC와의 법적 충돌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종결을 이끌어냈다. 로빈후드(Robinhood), 오픈시(OpenSea), 크라켄(Kraken) 등 주요 플레이어에 대한 조사 종결 역시 업계 전반엔 긍정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인원 감축이 단기적 위기 대응인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지는 시장의 관심사다. 다만 조직 재편과 규제 대응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컨센시스가 향후 어떤 성장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