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크라켄(Kraken) 공동 창업자인 제시 파월(Jesse Powell)에 대한 형사 수사를 공식적으로 종결했다. 이번 수사는 파월의 암호화폐 활동이 아닌, 그가 설립한 비영리 예술단체 버지 센터 포 더 아트(Verge Center for the Arts) 내부 분쟁에서 비롯된 혐의에 근거했다.
수사는 지난 2023년 시작돼 약 1년 가까이 이어졌다. 당시 FBI는 파월의 로스앤젤레스 자택을 급습해 수십 대의 전자기기를 압수했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강화된 암호화폐 업계 규제 분위기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법원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검찰은 2025년 4월 파월 측에 기소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압수품도 반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파월이 비영리 조직에서 직무 분쟁 중 일부 이사진의 이메일 접근을 차단하고 내부 시스템을 무단 조작했다는 고소로 시작됐다. 하지만 관련 증거들이 반환되면서, 파월은 오히려 이사진 일부가 부당하게 자신을 제거하려 모의한 정황을 입증할 자료가 해당 자료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월은 크라켄의 CEO 자리에서는 2022년에 물러났으나 현재도 이사회 일원으로 회사 운영에 관여 중이다. 그는 “당시 압수수색은 충격적이었다”고 밝히며, 버지 센터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문서 은폐 등 민사소송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크라켄은 오는 2026년 초 기업공개(IPO)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스테이킹 서비스 관련해 3,000만 달러(약 417억 원)를 납부하고 합의한 바 있는 만큼, 이번 무혐의 결론은 크라켄의 사업적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도 파월에 대한 지지를 잇따라 표명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CEO는 해당 수사를 “정당하지도 정당화할 수도 없는 사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카사의 공동창업자 제임슨 롭(Jameson Lopp) 또한 “무의미한 박해가 끝나 다행”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Binance)의 장펑 자오(Changpeng Zhao, CZ)는 “파월이 지난 몇 년 간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파월은 SNS에서 “이 사안이 끝나서 기쁘다. 처음부터 이치에 맞지 않았다. 황당하고도 잔혹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며, 이제 본격적으로 크라켄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무부의 이번 결정은 업계 주요 리더들뿐만 아니라, 위축된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다. 계속되는 법적 압력 속에서도 이번 사례는 부당한 규제와 감시로부터 업계를 보호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