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네트워크(Pi Network)가 올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급속히 성장했지만,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상장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시 직후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눈길을 끌었지만, KYC 요구조건, 토크노믹스 불투명성, 로드맵 미비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바이낸스는 아직 상장을 보류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파이(Pi) 가격은 런칭 2주 만에 약 1,773% 급등해 2.99달러(약 4,151원)를 찍으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7주 차에는 매도 압력으로 67% 가까이 하락했고 현재는 약 0.45달러(약 626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첫 주가 대비 여전히 354% 높은 수준이다. 파이는 OKX, Gate.io, MEXC, Bitget, CoinDCX 등 주요 거래소에는 이미 상장된 상태다.
하지만 바이낸스 상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Dr Altcoin’은 X(구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가 파이 상장을 망설이는 이유로 이례적인 상장 조건과 정보 부족을 꼽았다. 파이네트워크는 거래소 측에 사업자 확인(KYB) 절차 완료를 요구하고 있어, 과도한 개입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한 바이낸스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명확한 토큰 발행량, 분배 구조, 베스팅 일정 등 핵심적인 토크노믹스 정보의 부재도 상장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수요는 강력하다. 현재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억 달러(약 1,390억 원)를 넘어서고 있으며, 파이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전문가들은 메인넷 이주 완료, 생태계 내 앱 확산, 개발자 활동 증가, 정보 투명성 확보 등의 과제를 해결할 경우, 2026년에서 2027년 사이 바이낸스 상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파이네트워크는 올해 2월 메인넷을 공개했으며, 6월에는 AI 기반 노코드 앱 개발 플랫폼 ‘파이 앱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사용자들이 만든 앱은 2만 1,000개를 넘는다. 또한 5월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의 Pi Ventures 펀드도 조성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메인넷 이주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여전히 KYC 지연, 2FA 오류, 지갑 잔액 오류 등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미완의 시스템은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하며 바이낸스와 같은 대형 거래소의 신중한 판단을 불러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낸스 상장을 단기적인 이슈로 보지 말고, 중장기적인 성장 목표로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파이 프로젝트가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생태계 내실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결국 글로벌 주요 거래소와의 접점을 마련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