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 신용카드 포인트로 XRP 전환…日 암호화폐 실사용 대중화 시동

일본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SBI홀딩스가 신용카드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전환할 수 있는 신개념 보상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XRP의 국내 사용 사례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신세이은행 산하의 크레딧카드사 아플러스가 주도하며, 이용자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적립되는 포인트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등 암호자산으로 직접 교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지난 7월 8일 공식 출범했으며, 기술적 인프라도 SBI의 자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SBI VC트레이드가 제공한다. 이는 일본 주요 금융기관이 실생활에 직접 연동된 암호화폐 활용 모델을 공개적으로 채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일본 금융청(FSA)의 규제 아래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신뢰성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아플러스 카드로 200엔을 사용할 때마다 1포인트가 적립되며, 누적된 2,100포인트로 약 2,000엔(약 18,000원)에 상당하는 암호자산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금 투자 없이도 디지털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암호화폐에 관심은 있지만 직접 투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일반 대중에게는 이상적인 진입 경로가 된다.

이번 XRP 활용 확대는 SBI 측의 XRP에 대한 꾸준한 신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SBI는 이미 지난 2018년부터 XRP를 자사 거래소에 첫 상장하고, 크로스보더 결제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XRP를 활용해 왔다. 이번 아플러스 카드 연동은 XRP의 일상 금융 시스템 통합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 내 암호화폐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신용카드사들도 코인베이스, 블록파이 등과 손잡고 미국과 유럽에서 암호화폐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SBI의 사례는 일본 규제당국의 명확한 승인 하에 시행된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과 제도적 신뢰 면에서 더욱 주목된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은 과세 이슈, 암호자산 가치 변동, 자산 관리의 개인 책임 문제 등 일부 유의점도 함께 수반된다. 특히 포인트를 얼마나 자주 어떤 조건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상세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향후 흥행 여부는 운영의 투명성과 편의성에 달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는 XRP를 비롯한 주요 암호자산의 일상적 사용처 확대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크립토 리워드 트렌드 속에서, 일본이 제도와 시장을 잇는 중간 지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