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으로 커피 한 잔을 사는 일은 기술적으로는 쉬워졌지만, 세금 문제는 여전히 ‘현실의 장벽’으로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단순한 결제조차 복잡한 자본이득세 계산을 동반해 실사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미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에 따르면, 현행 세법은 비트코인(BTC)을 ‘현금’이 아닌 ‘자산’으로 간주해 결제 시마다 매도 거래로 처리한다. 이 때문에 일상적인 소비에도 자본이득세 보고 의무가 발생한다. 연구를 맡은 니콜라스 앤서니는 “비트코인을 돈처럼 쓰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지만, 세금 체계는 시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고 지적했다.
커피 한 잔에도 세금 계산…복잡한 구조
문제는 계산 방식이다. 결제에 사용된 비트코인의 취득 시점, 매입 가격, 사용 시점의 가치까지 모두 추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은 자본이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단순 결제임에도 사실상 ‘투자 수익’으로 간주되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비트코인을 여러 시점에서 나눠 매수했을 경우다. 동일한 BTC라도 각각 다른 가격과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해, 결제 한 번에 복수의 세금 항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을 매 거래마다 정리하고 신고해야 하며, 오류 발생 시 추징이나 감사 위험도 따른다.
앤서니는 “매일 커피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경우 100페이지가 넘는 세금 서류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결책은 ‘자본이득세 완화’
케이토 연구소는 해결책으로 자본이득세 구조 개편을 제안했다.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비트코인(BTC)에 대한 자본이득세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다. 앤서니는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 경쟁이 ‘최적의 화폐’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선책으로는 결제 목적의 거래에 한해 과세를 면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실제 소비였음을 입증해야 하는 추가 절차가 필요해 또 다른 행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소액 면세 기준(de minimis tax)’ 도입이 제시된다. 일정 금액 이하 거래에는 자본이득세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는 ‘가상자산 세금 공정성 법안’을 통해 200달러(약 29만6,000원) 이하 개인 거래를 비과세하는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다만 앤서니는 해당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며, 미국 가계 평균 소비 수준인 약 8만 달러(약 1억1,840만 원)에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결제 확산의 걸림돌
비트코인(BTC)은 결제 수단으로서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자본이득세 구조는 여전히 핵심 장애물로 꼽힌다. 세금 부담이 완화되지 않는 한, 일상 결제에서의 활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역할’은 기술이 아닌 제도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제 개편 논의가 시장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