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씨(EURC)가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60%대 점유율을 보이며 선두를 유지했다.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규제 미카(MiCA) 시행 이후 유로 표시 온체인 결제와 정산 수요가 커졌지만, 시장 전체 규모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여전히 작다.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28일 확인 기준 유로 스테이블코인 카테고리 시가총액은 약 7억4254만9145달러(약 1조284억원)다. 이 가운데 유로씨 시가총액은 4억6081만9650달러(약 6383억원)로, 단순 계산상 점유율은 약 62%다.
디파이라마(DefiLlama)는 유로씨 시가총액을 4억6014만달러(약 6374억원), 유통량을 3억9509만 EURC로 표시했다. 코인게코와 디파이라마 수치는 집계 시점과 가격 산식이 달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유로씨가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상단에 있다는 점은 같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27일 유로씨 시가총액을 5억2600만달러(약 7285억원), 점유율을 63%로 보도했다. 공개 트래커의 28일 확인 수치와는 차이가 있지만, 시장 내 위치를 보는 방향은 같다.
서클($CRCL)은 17일 공식 블로그에서 유로씨 유통량이 4억유로를 넘었다고 밝혔다. 공식 유로씨 페이지에는 24일 기준 유통량 3억9450만유로가 표시됐다. 단기 수치 차이는 공지 시점과 집계 기준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씨의 성장 배경에는 미카 이후 규제 적합 자산을 찾는 유럽권 수요가 있다. 서클은 유로씨를 유로와 1대1 상환 가능한 미카 준수 스테이블코인으로 설명한다. 준비금은 유럽경제지역의 규제 금융기관에 보관되고, 월간 증명 보고서를 낸다는 설명도 함께 제시했다.
미카는 유럽연합이 가상자산 발행사와 서비스 제공자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기 위해 마련한 규제 체계다. 스테이블코인에는 발행 주체, 준비자산, 상환 책임, 소비자 보호 요건이 붙는다. 유로씨 같은 법정화폐 연동 토큰은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거래소와 결제 서비스에서 쓰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1월 유로 표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약 4억5000만유로로 봤다. 같은 자료에서 유럽중앙은행은 유로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초기 시장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발행사 유형과 준비자산 구성이 유로존 국채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확대 속도는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덱타(Decta)는 2026년 유로 스테이블코인 보고서에서 미카 준수 유로 스테이블코인 8종의 시가총액이 1년 사이 2억9560만달러(약 4094억원)에서 6억7390만달러(약 9334억원)로 128.0% 늘었다고 밝혔다. 덱타는 이 시장이 유로씨와 유로시브이(EURCV)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신규 진입도 함께 늘었다고 정리했다.
본지도 앞서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서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데이터 제공사별 집계 방식에 따라 시장 규모가 다르게 잡힌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할 만큼 커졌다기보다 유럽 규제권에서 유로 표시 결제와 온체인 정산 선택지가 늘어난 흐름으로 해석됐다.
경쟁도 시작됐다. 리볼루트(Revolut)는 공식 블로그에서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로알(EURR)을 소개했고, 덴마크·폴란드·포르투갈의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단계적 시험 배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리볼루트는 유로알이 브리지 빌딩(Bridge Building)이 발행하는 토큰이며, 유로 1유로의 안정 가치를 목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발행사 신뢰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실제 결제 사용처, 거래소 상장 범위, 지갑·핀테크 앱의 배포력, 준비금 투명성이 함께 작동한다. 대형 소비자 핀테크가 유로 기반 토큰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경쟁 축은 규제 적합성에서 유통망으로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미카 전환 조항에 따라 기존 법률에 맞춰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던 사업자가 2026년 7월 1일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전환 기간이 끝난 뒤에는 미카 인가 여부가 유럽 소비자 대상 서비스의 핵심 기준이 된다.
국내 독자에게 이 흐름은 유럽 결제 인프라 변화로 읽힌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거치지 않고 유로로 온체인 결제, 외환, 정산을 처리하려는 수요가 유로씨와 유로알 같은 토큰을 키우고 있다. 다만 유로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여전히 10억달러에 못 미친다.
유로씨의 의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체보다 유럽권에서 규제에 맞춘 유로 결제 레일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리볼루트의 시험 배포와 2026년 7월 1일 미카 전환 기간 종료 이후 인가 사업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