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하루 만에 4%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연방준비제도와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를 덜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줄였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280달러(약 472만 원)로 거래되며 하루 전 대비 4%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를 독립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완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직후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금은 3,500달러(약 504만 원)를 웃돌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동안 금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관세 인상이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자산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급등세를 보여왔다. 미국 행정부의 공격적인 보호무역 정책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금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다시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미중 간 무역 분쟁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그는 “중국에 매우 우호적인 방식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현재 수준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미국이 고율 관세를 유지하며 충돌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뒤흔든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도 “양국 간의 100% 이상 상호 관세부과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긴장 완화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조치일 수 있지만,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따라 금 가격 변동성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은 달러나 미 국채처럼 특정 국가 통화에 종속되지 않고, 정책적 리스크와 무관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편 주식 시장은 트럼프 발언 이후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준과 중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에 반응하며 위험 자산으로 돌아섰고, 이는 곧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