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링턴(BURL)이 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1분기 사이 소비 둔화를 경험한 가운데, 이를 경기 침체의 전운으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클 오설리번(Michael O'Sulliva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며, 현재의 소비 트렌드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인 반전의 신호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동일 점포 매출은 지난해 동기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구통계 기반이 상이한 모든 지역에서 소비 완만화 경향이 확인됐다. 오설리번 CEO는 "이번 분기의 흐름이 단지 일시적인 변화인지, 혹은 소비 전반의 구조적 둔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단언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내 경기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율의 대중국 관세는 버링턴을 포함한 오프프라이스(off-price) 유통업계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기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 업계는 경기 불안이나 공급망 악화 등 혼란 상황에서 초과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수혜를 입는 편이지만, 무역정책 변화는 예외적인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설리번은 "100%가 넘는 고율 관세는 미중 간 교역을 사실상 동결시켰다"며, 일부 분야에선 상품 부족을 야기하고, 동시에 다른 부문에선 과잉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무역법원 결정에 따라 현 행정부는 10일 내로 일부 관세 부과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이로 인해 향후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오설리번은 “관세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위험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체들이 가장 낮은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며 자연스럽게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링턴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당조정순이익(EPS) 1.67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관세 부담이 올해 마진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이에 따라 수익 전망은 지난 분기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오설리번 CEO는 "무역 정책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다면 관세 역시 한 가지 변수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처럼 유연하게 대응하며 구조적 산업 트렌드 변화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프라이스 산업 전반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소비 행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몇 분기 실적은 이 업계 내 경쟁 지형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