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AEO)이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여기에 JP모건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자 시장의 불안감이 한층 커졌다.
아메리칸이글의 주가는 14일(현지시간) 장 초반 6% 이상 하락하며 연초 대비 낙폭을 더욱 키웠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이미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데 이어, 본격적인 매도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줄고, 기존 매장 매출도 3% 감소했다는 예비 결과를 공개했다. 동시에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실적 재검토를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JP모건은 이에 대응해 종전 10달러였던 목표주가를 9달러로 낮췄다. 투자 의견은 ‘중립(Neutral)’을 유지했지만, 평균 목표주가인 14.83달러와의 괴리는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분석진은 예정보다 부진한 실적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자회사인 애어리(Aerie)의 플리스 제품을 지목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해당 제품군의 제조비는 증가한 반면, 소비자들은 예상보다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구매를 줄였다.
JP모건은 "가격 방어력이 약화되며 평균 판매 단가 인상이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이익률과 매출 예상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아메리칸이글은 코로나19 이후 가격을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조정해왔지만, 최근 소비자 심리는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아메리칸이글 주가는 이미 24%가량 하락했는데, 이번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 철회는 추가 하락 압력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류 소매 시장 전반에서 소비 위축과 가격 민감도 증가는 공통된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아메리칸이글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도 연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메리칸이글 내부 관계자 또한 "제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전략을 전면 재검토 중"이라며 "불확실한 소비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안정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발표될 2분기 실적이 모멘텀 회복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