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도지코인(DOGE)을 제치고 글로벌 암호화폐 랭킹 상위 9위권에 진입하면서 ‘밈 코인 왕좌’가 교체됐다. 이번 순위 변화는 단순한 수치상의 이동 이상을 의미하며, 암호화폐 시장 내 ‘실용성’의 부상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론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260억 달러(약 36조 1,400억 원)로 집계되며, 도지코인의 약 246억 달러(약 34조 1,940억 원)를 앞질렀다. 흥미로운 점은 TRX 가격이 지난 일주일간 1% 남짓 오른 수준에 불과한 반면, 실질적인 활용도가 이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트론이 약진한 핵심 이유는 바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와의 연계성이다. 특히 트론 블록체인은 테더(USDT) 거래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며, 이더리움(ETH)을 제치고 주요 전송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유통 중인 테더의 50% 이상, 총 806억 달러(약 112조 8,340억 원) 규모가 트론 기반에서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 속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도지코인은 여전히 강력한 커뮤니티와 일론 머스크(Elon Musk) 등 유명 인사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실사용 사례나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밈 코인’ 장르의 과잉 공급 속에서 도지코인의 상대적 성장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TRX의 도지코인 추월은 단순한 랭킹 경쟁을 넘어, 실사용 기반 프로젝트가 어떻게 투자자와 사용자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진다. TRX와 DOGE 모두 ETF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판도가 또 한 번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TRX ETF는 현재 규제 당국의 심사단계에 있으며, 도지코인 역시 ‘밈 코인의 정통성’을 무기로 새로운 채널 확보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트론이 보다 명확하고 실용적인 내러티브로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