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가 오는 8월 산유량을 하루 54만8,000배럴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원유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 증산 규모는 기존 예고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는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감산 완화를 추진해왔으며, 이번 발표는 현 시장 여건이 안정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루어졌다.
이번 조치에 따라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하락했다가 0.6% 반등하며 배럴당 68.69달러에 거래됐고, WTI는 변동 없이 66.98달러선에 머물렀다. 이는 OPEC+가 2년간 유지해온 자발적인 감산 정책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는 흐름의 일환이다. 당초 41만1,000배럴 증산 계획을 세웠던 OPEC+는 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낮은 재고 수준 등을 근거로 추가 증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큰 공급 확대는 올해 하반기 원유 시장의 잉여량을 키울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유가 하락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시그널"이라 진단했다. 특히 공급 증가와 수요 둔화가 맞물릴 경우, 유가는 심리적 지지선 아래로 내려설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올해 3월 OPEC+는 4월부터 점진적인 증산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시 그룹은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시행 중이었으며, 이를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계획이었다. 이번 결정은 그 일환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유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중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수요 확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분석하며, 중장기적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