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기존 항공기 도입 계획을 일부 조정하면서, 좌석 수가 더 많은 중형 기종인 B737-10 여객기를 2029년 말까지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보다 많은 승객 수요에 대응하고 기단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8월 6일, 2015년에 미국 보잉사와 체결한 항공기 구매 계약을 일부 조정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애초 2028년 말까지 737-8 항공기를 30대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이 가운데 12대를 새로운 기종인 737-10으로 교체하고 전체 도입 완료 시점을 2029년 말로 1년 늦췄다. 이에 따라, 보잉 기재 도입 구성은 737-8 18대, 737-10 12대, 777-300ER 2대로 변경됐으며, 에어버스의 A321-네오 30대 도입 계획은 그대로 유지됐다.
737-10은 최대 약 200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는 기종으로, 150석 규모의 737-8보다 크다. 이는 대한항공이 737-10을 처음 도입하는 사례로, 좌석 수 확대를 통해 늘어나는 중단거리 국제선 수요나 국내선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항공업계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따라 중형 항공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기재 변경은 비용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은 737-10 12대를 추가하면서 전체 항공기 구매 비용이 기존 8조7천억 원에서 10조3천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종 교체에 따른 단가 상승뿐만 아니라, 적용 환율 차이에 따른 영향도 크다. 2015년 계약 당시 환율은 1달러당 1,129.50원이었지만, 현재 환율은 1,386.70원으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 보잉 측의 항공기 가격 자체도 10년 사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신형 기종을 도입해 운항 효율성과 연료 경제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이지만, 도입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항공 수요 확대가 지속된다면 추가 좌석 확보와 신기재 도입으로 장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한다.
이 같은 기재 전략 변화는 글로벌 항공 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 역시 향후 통합이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의 노선 겹침, 중복 기종 조정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운항 효율성 극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