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8일 장중 혼조세를 보이면서, 단기물과 장기물 간의 방향성이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휴가철로 거래량이 줄고, 뚜렷한 경제 지표나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시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bp(1bp는 0.01%포인트) 상승한 연 2.409%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0.4bp 올라 연 2.776%를 기록했다. 반면, 초장기물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20년물은 0.4bp 내려 연 2.792%를 나타냈고, 30년물과 50년물도 각각 0.2bp씩 하락해 각각 연 2.697%, 연 2.582%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금리 흐름은 뚜렷한 경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비교적 조용한 장세 속에서 전개됐다. 특히 여름 휴가철로 인해 채권시장 전반이 한산한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국인의 3년물 국채 선물 매수세가 장 막판에 다소 줄었지만, 시장 전반적으로 금리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움직임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이미 다음 주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물가 흐름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성, 특히 기준금리 조정에 직결되는 만큼 국내 채권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가는 특히 근원 물가지표(에너지·식품 제외 물가 상승률)가 전월대비 0.3% 인상될 경우,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 없이 조용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 물가 지표와 이에 따른 연준의 입장 변화가 나타날 경우, 향후 국내 금리 흐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장기물 금리는 경기 기대와 물가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