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줄었지만, 자본 건전성은 오히려 강해지면서 수익성 둔화와 체력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24일 공시를 통해 2026년 1분기 순이익이 6천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약 8천15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겉으로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모두 늘었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3천32억원으로 2.3%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4천546억원으로 26.7% 늘었다. 특히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에서 남기는 수익성 지표)은 지난해 4분기 1.49%에서 올해 1분기 1.51%로 올라,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도 수익 기반을 일정 수준 방어한 것으로 해석된다.
순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일시적 비용과 외부 변수 영향이 컸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증권과 환율 관련 이익이 줄었고, 우리은행 해외법인과 관련한 일회성 충당금도 약 1천억원 반영됐다. 여기에 1분기 명예퇴직 비용 1천830억원이 들어가면서 판매관리비는 1조4천2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0% 늘었다. 대손 비용도 5천268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대손 비용은 빌려준 돈이 떼일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인데, 경기 둔화나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질 때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회사 측은 이런 부진이 외부 환경에서 비롯된 일시적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지표가 안정되면 실적도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자산의 질을 보여주는 그룹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0.63%에서 올해 1분기 말 0.68%로 올랐고, 은행 연체율은 0.38%, 카드 연체율은 1.80%로 각각 상승했다. 연체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가계와 기업의 상환 여력이 일부 약해졌다는 뜻이어서 금융권이 주의 깊게 보는 대목이다. 반면 자본 여력은 크게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1분기 말 보통주 자본비율(CET1·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자본지표)은 13.6%로 지난해 말보다 0.7%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 대응 능력이 커지고, 배당이나 투자 확대를 추진할 여지도 넓어진다. 우리금융이 중장기 목표였던 13%를 넘어섰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비은행 부문의 확장도 이번 실적의 중요한 흐름으로 꼽힌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8% 늘었고, 우리금융캐피탈도 400억원으로 30.7% 증가했다. 지난해 인수한 동양생명은 25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우리투자증권은 증시 호조 영향으로 140억원을 기록해 증가 폭이 976.9%에 달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우리투자증권에 약 1조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고, 동양생명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자본 총액이 2조2천억원 수준으로 커지면 업계 11위권 규모가 돼, 그룹 내 모험자본 투자와 기업금융 지원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보험사인 동양생명을 100% 자회사로 두면 이익을 그룹 안에 온전히 남길 수 있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주주환원 정책도 확대됐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1분기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주당 220원으로 결정했고, 이 배당금은 비과세로 지급된다. 실적 자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자본 적정성이 개선된 만큼 주주환원 여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1분기 성적표는 비용 부담과 건전성 악화 조짐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본비율 상승과 비은행 부문 확대라는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외부 변수와 부실 관리가 안정될 경우, 우리금융이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다변화된 금융그룹 체제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