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 상무부는 25일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4월 4.5% 이후 3년 1개월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근원 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 역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지표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꼽힌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가계가 실제로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목표인 2%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수치를 핵심 기준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치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과 대체로 비슷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졌지만, 대표 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망치 0.5%보다는 낮았다.
다만 이번 5월 물가 지표에는 최근의 유가 급락 흐름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앞으로 발표될 물가 지표는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도 최근 유가 하락이 아직 5월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가 하락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근원 물가에 가해지는 압력도 일부 덜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발표된 소비와 소득 지표는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아직 견조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5월 명목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시장 전망치 0.6%를 웃돌았고, 명목 개인소득도 0.7% 늘어 전망치 0.4%를 크게 상회했다. 물가가 올랐는데도 소비와 소득이 함께 증가했다는 점은 미국 경제가 당장 급격히 식고 있지는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미국 물가는 단기적으로는 전쟁발 에너지 가격 충격을 반영해 높아졌지만, 이후 유가 안정이 이어진다면 다시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시장은 다음 물가 지표와 국제 유가 움직임을 함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