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국 관련 지갑의 달러표시 스테이블코인 수령 확률이 위기 주간에 1.8%포인트 높아졌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융 스트레스가 커질 때 스테이블코인이 자본통제와 고정환율 체제의 정책 운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NY Fed·뉴욕 연은)은 2026년 8월 스태프리포트 1202호 ‘Stablecoins Meet the Mundell-Fleming Trilemma’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 저자는 파블로 아자르(Pablo D. Azar) 뉴욕 연은 연구원, 메리암 파르부디(Maryam Farboodi), 니시 신하(Nish D. Sinha)다.
보고서는 2021~2025년 발생한 9개 위기 사건을 분석했다. 대상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은행 동결,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 해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제재, 이집트 파운드 평가절하, 영국 미니예산 사태, 나이지리아 나이라 변동환율 전환, 아르헨티나 페소 평가절하, 이란 리알 급락 2개 파동이다.
분석에는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thereum Name Service·ENS) 등록 정보와 19개 달러표시 스테이블코인 ERC-20 거래가 쓰였다. 연구진은 국가 신호가 붙은 지갑과 거래 기록을 연결해 447만5214개 지갑·사건·주 단위 관측치를 구성했다.
핵심 추정치는 위기 주간에 집중됐다. 위기국 지갑은 같은 주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0.127 로그포인트 더 많이 받았고, 수령 확률은 1.8%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분석 방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위기 주간 수령 확률은 1.9%포인트 올랐고, 보내기 확률은 2주 뒤 1.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이 수치는 한 나라 전체의 스테이블코인 채택률이 아니다. 표본은 위기 전후 53주 창 안에서 한 번이라도 스테이블코인을 받은 지갑으로 제한됐다.
보고서도 이 결과를 스테이블코인이 위기를 직접 일으킨 인과효과로 보지 않았다. 금융 스트레스가 커질 때 스테이블코인 채택 압력이 높아진다는 모델의 가정과 맞는 증거로 해석했다.
정책적 쟁점은 자본통제다. 고정환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통상 통화정책 독립성과 자본 이동 자유를 동시에 얻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정부는 은행과 외환 거래 창구를 통해 해외 송금과 달러 매입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지갑으로 달러표시 가치를 옮기는 경로를 제공한다.
국내 은행망을 거치지 않는 거래가 늘면 같은 통제를 집행하는 데 더 많은 비용과 감시가 필요해진다. 보고서가 스테이블코인을 먼델-플레밍 삼각형의 새 정책 변수로 본 배경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2026년 3월 FEDS 노트에서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이 국경간 결제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대규모 도입 시 중앙은행의 준비금 관리와 통화정책 집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6년 4월 FEDS 노트는 4월 6일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3170억 달러(약 437조4600억원)로 제시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BIS는 2026년 7월 작업문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환율 전가, 국가·은행 위기 같은 거시금융 요인과 관련돼 있으며, 예금 달러화와 달리 외환·자본유출입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연구는 가격 전망보다 시장 구조 변화로 읽힌다. 달러표시 스테이블코인이 위기 때 결제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일 경우, 각국 규제당국은 거래소 규제뿐 아니라 지갑 단위 자금 흐름과 국경간 결제 경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뉴욕 연은 보고서는 스태프리포트 형식의 예비 연구다. 보고서의 견해는 저자 의견이며 뉴욕 연은이나 연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파블로 아자르 연구원은 알고랜드 관련 지분과 바이낸스 계정 보유 사실도 공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환율, 자본흐름,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