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발행하는 테더(Tether)의 안드레스 킴(Andres Kim) 확장 매니저는 지난 16일 토큰포스트가 공동 주관한 '2025 AI·블록체인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행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재 테더의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맡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한국계 혼혈이다.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그는 “한국은 제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킴 매니저는 토큰포스트 인터뷰에서 테더가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을 넘어 다양한 기술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USDT는 금융 사업 부문에 속한 것일 뿐, 에너지(비트코인 채굴), 교육, AI, P2P 기술, 그리고 미래 기술을 다루는 ‘Evolution’ 부문까지 총 다섯 개의 사업 영역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테더의 사업 철학은 ‘실질적인 필요’에 기반한다. 그는 “초기에 테더는 불과 30명 남짓한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어디에 문제가 있고 누가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든 무엇이든 간에, 결국 ‘누가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술 자체의 혁신보다 실질적인 사용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그는 자국 내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테더가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에서는 많은 친구들이 왜 그런 기술이 필요한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더라”며 “그들은 기본적인 금융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의 차이가 수십억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것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약 30억 명 이상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는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록체인은 국경을 초월한 기술이고, 실제로 토큰포스트 같은 한국 기업도 테더로 결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간의 문화적 연결 고리에 주목했다. “K팝, K드라마, K-뷰티 제품이 라틴아메리카에서 매우 인기가 많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은 한국 콘텐츠와 제품을 사고 싶어하지만, 결제 과정에서 마찰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원화나 네이버 같은 로컬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마찰을 줄이면 한국 콘텐츠의 국경 간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제 마찰 해소의 대표 사례로 우버(Uber)를 들었다. “우버는 택시 회사가 아니라 ‘결제 방식’을 바꾼 기업입니다. 공동창업자가 파리에서 택시를 타며 달러 결제가 안 돼 불편을 겪은 게 출발점이었죠. 결국 우버가 한 건, 단순히 고객이 자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국 기술이 성공하려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마찰을 줄이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라며,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서도 곧 본격화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