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아시아 각국의 웹3 정책과 기업 활동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착, 기관 주도 투자 확산, 정부 발행 디지털 자산 등은 각국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 지역이 글로벌 웹3 시장의 ‘실험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각국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기초 구축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집행과 피드백을 통해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구체적 정책 방향성과 시장 반응을 상세히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 등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전통 금융기관의 웹3 진출이 가속화됐지만,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인가권 충돌로 정책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매도 허용 가이드라인 등 일부 제도적 기반은 확대됐다. 글로벌 거래소들의 한국 시장 내 협업도 활발하며, 오프라인 프로젝트 활동이 전년 대비 급증한 점은 산업 내 파급력을 시사한다.
일본은 민간 기업들의 비트코인(BTC) 투자 확산이 두드러졌다. 메타플래닛이 39배의 수익률을 기록한 후, 레믹스포인트 등 다수 상장사가 비트코인 확보 행렬에 동참하며 기관 중심 웹3 투자 환경을 강화했다.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은 아발란체 및 파이어블록과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메르카리는 자회사 메르코인을 통해 XRP 거래를 시작했다. 일본 금융청이 제안한 암호화폐 분류 체계 역시 향후 규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홍콩은 오는 8월 스테이블코인 조례 시행을 앞두고, 금융감독당국이 발행사 라이선스 제도를 준비 중이다. 이는 아시아 디지털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문 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파생상품 서비스 허용을 결정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러한 움직임이 규제 안에서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는 강도 높은 규제 강화를 단행했다. 통화청(MAS)이 무인가 기업의 해외 사업을 전면 금지함으로써 과거 단순 법인 등록만으로 가능했던 서비스 제공 방식을 차단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상당수 웹3 기업들은 사업장 이전이나 라이선스 획득을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암호화폐 전면 금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기업들의 우회적 웹3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에는 디지털 위안 국제화를 위한 운영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장쑤성 등 일부 지방정부는 압수한 가상자산을 재정 확보 수단으로 매각해 실용주의적 시각이 엿보인다. 한편,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정부 기관 주도로 진행 중이며 이는 달러 기반 자산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분기 가장 극적인 정책 전환을 이뤘다. ‘디지털 기술 산업법’ 제정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공식 합법화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통제는 강화됐다. 텔레그램에 대해 사기 및 마약 거래 유통 경로라는 이유로 접속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합법화와 동시에 범죄 방지라는 정책 균형을 추구하는 사례다.
태국은 정부가 처음으로 디지털 채권인 G-토큰을 발행하며 세계 최초의 정부 주도형 디지털 자산 모델을 제시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거래소의 자체 유틸리티 토큰 상장을 허용하는 안도 검토 중이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직접화되고 있다.
필리핀은 엄격한 규제 속에서도 혁신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에 대한 등록 의무를 포함해 전체 프로젝트 대상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규제 샌드박스인 ‘StratBox’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프로젝트 수용을 위한 제도적 틀도 마련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꾀하는 가운데, 2025년 2분기는 명실상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번 리포트를 통해 아시아가 기술 주도권과 규제 안정성 양면에서 글로벌 웹3 생태계의 방향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