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20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롭게 탄생하며, 한 달 기준으로는 지난 3년 내 가장 많은 유니콘이 나온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분야에서 새로 진입한 기업들이 두드러졌고, 그중 일부는 단일 투자 라운드로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눈길을 끈 기업은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창립한 AI 리서치 기업 ‘씽킹 머신스 랩’이다. 이 회사는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안드리센 호로위츠 등 유력 벤처캐피털의 주도로 약 2조 9,000억 원($2B) 규모의 시드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약 17조 3,000억 원($12B)으로 평가받았다. 초창기 투자금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1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뒤를 이어 4곳에서 유니콘이 새로 나왔다. 이스라엘, 인도, 아랍에미리트, 스위스와 뉴질랜드도 각각 1개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했는데, 뉴질랜드는 이번이 첫 유니콘 등극이다.
시장 퇴출(Exit)도 활기를 띠었다. 총 8개의 유니콘이 IPO나 인수합병을 통해 출구 전략에 성공했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미국의 핀테크 기업 차임(Chime)의 상장으로, 상장 시 기업 가치는 약 14조 1,000억 원($9.8B)에 달했다. 이외에도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서클', 정밀 의료기술 기업 '카리스 라이프 사이언시스', 행동 건강 스타트업 '오마다 헬스'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중국에서도 '유니스사운드'와 차량 공유 서비스 '차오차오 츄싱'이 상장에 나섰다.
인수합병(M&A) 사례도 눈에 띈다. 뉴질랜드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제로는 중소기업 전용 결제 서비스 멜리오를 인수했으며, 사모펀드 심포니 테크놀로지 그룹은 마케팅 자동화 서비스 업체 무버블잉크를 인수했다.
새로운 유니콘의 분야별 분포를 보면 AI 관련 기업이 여전히 시장을 선도했다. 회의 어시스턴트 '파이어플라이즈', 대화형 AI 기술을 개발한 '데카곤', 정부와 기업용 생성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커'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공학 분야에서는 '유니트리 로보틱스'와 '게코 로보틱스', 소매 자동화에 집중한 '갤럭시 봇'이 새롭게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금융 기술 부문에서는 사건 중심 거래 플랫폼 '칼시'와 펀드 운용플랫폼 '주니퍼 스퀘어'가 각각 2조 6,400억 원($185M), 1,870억 원($130M)의 자금을 조달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고, 이외에도 블록체인, 헬스케어, 스포츠, 방위산업 등 다양한 기술 산업군에서 신규 유니콘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리포트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평판과 투자를 이끌어낸 결과로 풀이되며, 특히 AI와 국방기술, 블록체인, 로보틱스 분야가 차세대 유니콘 배출의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열풍은 이제 단기 유행이 아닌 글로벌 자본 시장의 장기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