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JPM)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탈중앙화금융(DeFi)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통 금융(TradFi) 강자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DeFi 대출 플랫폼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현재 암호화폐 담보 대출 상품을 개발 중이며, 빠르면 2026년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구조나 조건 등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JP모건이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대출에 나설 경우, 이는 TradFi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DeFi 업계는 대체로 경계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표적인 DeFi 프로젝트 1inch 공동 창립자인 세르게이 쿤츠(Sergej Kunz)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JP모건의 시도는 분명 위협이지만, DeFi 생태계가 갖는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쿤츠는 "DeFi는 사용자 경험, 담보 옵션의 다양성, 그리고 수요에 기반한 유동적 수수료 구조 등에서 명확한 우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집중형 금융기관은 사용자 식별(KYC) 및 규제 준수 측면에서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반면, DeFi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즉각적이고 자동화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자산 종류가 제한적인 기존 금융과 달리, DeFi에서는 NFT부터 다양한 알트코인까지 자유롭게 담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TradFi의 높은 신뢰도와 법률적 안정성, 그리고 대규모 자본력은 DeFi가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는 현실도 지적한다. 실제로 기관투자자나 보수적인 사용자들은 여전히 규제 틀 내에서 운영되는 전통 금융 상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DeFi와 TradFi의 경쟁 구도는 향후 몇 년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의 진입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암호화폐 기반 대출 시장이 기존 금융의 주변부를 넘어 중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