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과 배뇨 건강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길 꺼리며 여전히 사회적 금기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흔한 건강 이슈다. 특히 중장년 여성의 절반 이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선진국에서는 이를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데 드는 의료비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 자체는 민감할 수 있으나, 투자자와 스타트업에게는 막대한 시장성을 지닌 분야임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성인을 위한 요실금 제품 시장은 2025년 97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치료 기기 시장도 현재 40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전환점에서 창업가와 벤처캐피탈이 이 분야를 적극 탐색하고 나섰다.
실제 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요실금 또는 배뇨 건강과 관련된 스타트업 10여 개가 최근 2년 간 잇달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 총 5억 달러(약 7,200억 원) 이상을 모집했으며, 기술 분야로는 대부분이 의료기기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가장 최근에 대형 투자를 유치한 업체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프로베럼 메디컬(ProVerum Medical)이다. 이 회사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위한 요도 삽입형 스텐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주에 벌써 8,000만 달러(약 1,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뉴스페라 메디컬(Neuspera Medical)은 가장 많은 누적 자금을 확보한 곳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비침습 전자자극 기기를 통해 과민성 방광 증상을 완화하는 신경조절 치료법을 개발 중이며, 지금까지 1억 3,500만 달러(약 1,94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 여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캘리포니아 업체, 발렌시아 테크놀로지스(Valencia Technologies)는 발목 부위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동전 크기 eCoin 전자장치를 통해 방광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올해 3,500만 달러(약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확보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초기 창업 기업이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여성의 골반저 근육을 단련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정용 훈련 시스템을 개발한 악세나 헬스(Axena Health)는 작년에 시리즈A 라운드를 통해 940만 달러(약 135억 원)를 확보했다. 미네소타 기반 플라이트(Flyte)는 물리치료 기반의 비약물 요실금 완화 솔루션을 내세우며 초기 투자 단계에 진입했다.
소비재 영역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다. 해즐(Hazel)은 일회용 흡수 속옷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복수의 시드 펀딩을 유치한 바 있다.
이처럼 조용한 붐이 일고 있는 요실금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기술 상용화와 임상 검증을 무사히 통과해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면, 요실금은 더 이상 당혹이나 불편을 유발하는 주제가 아닌, 기술로 해결 가능한 일상적 증상으로 다뤄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지금의 투자와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