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원 리서치(K1 Research)가 최근 클라인 랩스(Klein Labs)와 공동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장 패턴, 시장 변동성, 정책 타이밍 간의 정량적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BTC) 가격이 한국 내 상장 속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코인원, 빗썸, 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는 BTC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때보다 공격적으로 신규 토큰 상장을 늘리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각 거래소 간 전략적 차별화 또한 존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한국 내 거래소에서 이뤄진 상장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BTC 월평균 가격이 1만 달러 상승할 때 상장 수는 평균 1.19건 증가했다. 케이원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정량적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검증되었으며, 시장 심리와 가격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상장 의사 결정에 반영됨을 가리킨다. 반면, 원화 거래량과 정책 이벤트는 상장 건수와의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거래소들은 실시간 유동성 지표보다는 시장의 정서적 반응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소별 차이를 살펴보면, 코인원은 BTC 가격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상장 수량을 빠르게 확대했다. 같은 가격 변화에도 코인원은 업비트나 빗썸보다 더 높은 상장 증가 추세를 보이며, 시장 접근성 제고 및 소규모 프로젝트 흡수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BTC 가격이 급등했던 2025년 5월, 코인원은 월간 최고 상장 수를 기록하며 적극적인 확장 행보를 보였다. 케이원 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전략은 타 거래소보다 선제적인 프로젝트 확보와 시장 트렌드 반영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은 강세장에서는 상장 속도를 크게 늘리는 반면, 하락장에서는 보수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양극화된 상장 전략을 유지했다. 그 결과, 변동성은 크지만 강세장 초기에는 다수의 알트코인 상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반면 업비트는 시장 검증 이후 상장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 가격 급등이나 깜짝 호재보다는 중장기적 프로젝트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실제로 상장 초기 수익률 측면에서 코인원과 빗썸이 선방하는 반면, 30일차 장기 수익률에서는 업비트 상장 프로젝트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결과와 연결된다.
평균 수익률 측면에서도 ‘브리지 효과’는 뚜렷하게 구분됐다. 코인원과 빗썸에서 먼저 상장된 프로젝트가 이후 업비트로 이어지며 대규모 유동성과 가격 상승 흐름을 만들어냈고, 이에 따라 거래소 간 확산 경로가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코인원은 EIGEN, ETHFI, ENS 등 글로벌 알트코인 유망주를 선제적으로 상장하며, 후속 상장에서의 기대 수익률과 관심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코인원에서 초기 상장된 프로젝트의 평균 수익률은 다른 거래소 상장 프로젝트 대비 우수한 흐름을 보였고, 시장 신뢰도와 가격 반등 폭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도 BTC 가격이 상장 결정 구조 안에서 핵심적 변수로 작동한다는 사실은 더욱 부각된다. 이는 상장 심사의 객관성과 다각적 평가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거래소가 “가격이 곧 시장 신호”로 기능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규제 이벤트나 정책 타이밍에 대해 거래소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실제 상장 건수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BTC 가격 외엔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격이 감정적 피드백 루프에 기초한 ‘사이클 중심’ 구조로 움직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본 보고서를 발표한 케이원 리서치는 프로젝트가 한국 시장 상장을 준비할 때 시장 분위기, 거래소별 전략 차이, 그리고 BTC 가격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단순히 기술력이나 수요 예측만으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코인원의 사례처럼 정확한 시장 타이밍과 선제적 선택이 장기적으로 큰 수익률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정량적 데이터 분석과 전략적 포지셔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