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로 다시 한 번 무역 갈등 해소를 시도했다. 미·중 간 일시적 합의가 무색하게 최근 다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통화를 요청해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중순 체결된 임시 무역 합의로 100% 이상 붙었던 보복관세는 대폭 완화됐지만, 이후 양국은 서로 상대방이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며 마찰을 빚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양국 모두에 매우 긍정적인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무역 협상과 관련한 추가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은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8월 12일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해야 하며, 이 기한이 도래하면 미국 측은 중국산 제품에 145%의 고율 관세를 재부과할 예정이고 중국 역시 미국 제품에 대해 최대 125%의 관세를 복원할 방침이다.
양국의 갈등은 무역 외 교역 환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측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전자기기, 방위산업, 에너지 관련 제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의 통제는 미국 내 제조업 생태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희토류의 복잡성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이 제기돼선 안 된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새롭게 고안한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조치를 문제 삼으며 해당 조치가 기존 무역 합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은 미국이 갈등 진정을 명분으로 한 합의를 체결해놓고 다시금 교역 제한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정상 간 통화는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장기 무역 협상에 다시 점화를 시도한 움직임이다. 다만, 미국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울 외교적 성과를 빠르게 확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