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시안(NASDAQ: TEAM)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8% 가까이 급락했다.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한 아틀라시안은 매출 성장 둔화와 예상보다 큰 분기 손실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뼈아픈 조정을 맞았다.
회사의 2025회계연도 3분기(3월 31일 종료) 실적에 따르면,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은 97센트로 전년 동기 89센트보다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3억 6,000만 달러(약 1조 9,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78센트와 12억 9,000만 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지만, 성장률 14%는 최근 몇 분기 간 20%대 고성장세에 비해 확연히 둔화된 양상이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데 비해 전체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점이 실망을 안겼다.
회계 기준으로 보면, 이번 분기 순손실은 7,080만 달러(약 1,020억 원)로 주당 27센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1,28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사업 운영에 있어 소프트웨어 전환과 인공지능 확대 등 전략적 투자가 지속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틀라시안은 AI 기반 업무 자동화 플랫폼 '로보(Rovo)'를 프리미엄과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전반에 통합했다. 로보는 컨텍스트 기반 대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문서화와 프로젝트 업데이트 기능을 제공하며 지라(Jira)와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 기존 제품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또한 저코드, 노코드 방식의 '로보 스튜디오'를 통해 구글 워크스페이스, 슬랙, 깃허브 등 외부 앱과의 연동까지 가능케 해 기업 고객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기업 전략 부문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분기 중 신규 솔루션 ‘아틀라시안 포커스’를 출시해 목표 설정, 예산 배분, 실행 전략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가드 프리미엄'에는 데이터 분류 및 민감 정보 태깅 기능을 도입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조 빈즈(Joe Binz)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클라우드 수익이 25% 증가해 총매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AI와 엔터프라이즈, 아틀라시안 시스템 오브 워크 중심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다보는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아틀라시안은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3억 4,900만~13억 5,900만 달러로 제시해 연간 성장률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중간값인 13억 5,700만 달러에 근접하지만 하단 변수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 대비 23% 성장 예상, 데이터 센터 영역은 16.5% 성장을 전망했으며, 마켓플레이스와 기타 수익은 정체를 예상하고 있다.
아틀라시안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유료 고객 확대,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 교차 판매 및 고객 유지율이 현재의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사적 시장 접근 전략의 전환 과정에서 실행 리스크와 사업 혼란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적 발표는 기술 업계 전반의 둔화 흐름 속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미래 준비에 나선 아틀라시안이 당장의 성장성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