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의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판매가 다섯 달 연속 하락하며 전기차 시장 내 입지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EU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해 시장 흐름과의 괴리도 부각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테슬라의 EU 지역 신차 등록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줄어든 8,729대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5개월 누적 기준으로는 45% 감소한 5만413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배터리 전기차(BEV) 등록은 25% 증가했지만, 테슬라는 시장 상승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러한 부진은 테슬라가 주요 유럽 이외 지역에서도 겪는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경제권 전역에서 테슬라의 5월 신차 등록 수는 총 13,863대로, 작년 대비 28% 가까이 줄었다. EU 내 점유율도 지난해 5월 1.6%에서 올해 0.9%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유럽 시장 부진을 두고 환경 규제 변화, 보조금 축소, 브랜드 경쟁 심화 등 복합 요인이 얽혀 있다고 본다. 독일, 프랑스 등 주도적인 전기차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위가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도 밀리는 양상이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6%가량 하락한 상태이며, 최근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프리마켓에서는 큰 변화 없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유럽 판매 부진이 실적에 미칠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테슬라가 유럽 전략을 어떻게 조정할지, 그리고 경쟁 기업들과 기술·가격 측면에서 차별화된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