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월가의 시선이 향하는 세 가지 주요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긴장감과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자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JPMorgan Chase와 모건스탠리를 시작으로 펩시코, 넷플릭스, 대만 반도체업체 TSMC 등이 잇달아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작년 동기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BS는 이와 관련해 “실적 전망은 보통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은 뒤 발표 직전 수정되며, 최종 발표는 기대를 소폭 웃도는 경우가 잦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P500은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최근 일부 기업은 수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성장 기대감을 깎아내는 변수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관세 리스크’다. 도이치뱅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따른 관세가 S&P500의 2분기 실적을 평균 2%가량 깎아낼 것으로 평가했다. 관세의 직격탄을 받는 기업이 S&P500 수익의 약 25%를 차지하며,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비용 증가의 70%를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전미소매협회(NR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잭 클라인헨츠는 “경제의 기초체력은 아직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관세 정책의 지속성과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과 소비자 심리를 동시에 흔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관세 관련 우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를 계기로 더 커졌다. 그는 이번 달 초 유럽연합과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3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통상 압박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입 원가의 상승과 기업 이익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실적 시즌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적 시즌 초입에서 대형은행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의 성적표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금리, 소비 여력, 경기 흐름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실적 시즌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기조와 미국 자산시장 사이의 민감한 균형을 다시 시험에 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