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미성년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 주식 가치가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가운데 연령별 주주 현황이 공개된 88개사의 미성년 주주 수는 모두 72만8천344명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1곳당 평균 8천277명 수준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지난해 말 주가로 환산하면 약 2조9천761억원이다. 미성년자 투자층이 이미 적지 않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보유 인원과 주식 수는 줄었는데도 평가액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상장사 1곳당 미성년 주주 수는 2024년 8천466명에서 2025년 8천277명으로 감소했고, 보유 주식 수도 약 40만주에서 37만주로 줄었다. 반면 보유 가치는 회사당 평균 약 196억원에서 338억원으로 뛰었다.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을 실현해 보유 물량은 줄였지만, 주가 상승 폭이 더 컸기 때문에 전체 자산 가치는 불어난 구조다.
미성년 주주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2025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미성년 주주는 34만3천694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2024년의 39만4천886명과 비교하면 약 13% 줄었고, 미성년자의 보유 주식 수도 1천606만3천292주로 1년 전 1천940만2천718주보다 17% 감소했다. 그런데도 주가가 5만3천200원에서 11만9천900원으로 급등하면서 미성년자 1인당 평균 보유 가치는 261만원 수준에서 560만원 수준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대표 종목의 상승세가 미성년 투자자의 자산 평가액을 끌어올린 셈이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해 강한 증시 상승장이 자리하고 있다. 한동안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가 2025년 한 해 76% 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을 확정하려는 매도 수요가 커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지난해 모두 19조2천6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동시에 개별 종목 대신 상장지수펀드, 즉 특정 지수나 산업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옮겨간 흐름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종목 선택 부담이 큰 신규 투자자일수록 시장 전체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에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업종에서 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급등장 수혜 기대가 컸던 금융주에서는 미성년 주주가 오히려 늘었다. 삼성생명은 미성년 주주 수가 2024년 1천950명에서 2025년 2천444명으로 25% 증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천152명에서 3천746명으로 74% 늘었다. NH투자증권은 9%, DB손해보험은 73% 증가했다.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증시 방향과 투자 방식 변화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개별 우량주를 직접 사들이는 방식은 줄고, 분산 투자 상품이나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미성년 투자 자금이 재편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