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2026년에도 다시 무산됐다.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과 자본시장 제도를 손질해 왔지만, MSCI는 원화의 역외 환전 제약과 시장 운영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MSCI는 23일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MSCI는 한국 시장당국이 오랜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개선 조치를 내놓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실제 투자 과정에서 느끼는 핵심 불편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화는 해외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의 결제가 어렵고, 지금도 역외에서는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목됐다.
겉으로는 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가 체감하는 접근성은 아직 선진국 시장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MSCI는 한국의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야간까지 늘어났음에도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아 지수 추종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의 외환 운용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3월 이후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뒤 새 시장감시 규정이 도입된 것과 관련해서도, 시장 참가자들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짚었다. MSCI는 시장 재분류 논의가 본격화되려면 제기된 문제들이 모두 해소되고, 개혁 조치가 완전히 시행된 뒤 그 효과를 투자자들이 충분한 기간 동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현재 중국, 인도 등과 함께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돼 있다.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 일본, 영국 등 23개국이 들어가 있다. 한국은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뒤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지만, 원화 환전의 제약과 거래소 정보 활용 제한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면서 승격이 미뤄졌다. 결국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후 정부는 내년 6월 관찰대상국 재진입을 목표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마련해 8대 분야 39개 과제를 추진해 왔다.
실제로 개선 조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MSCI가 지난 19일 발표한 연례 시장 접근성 리뷰에서 한국 증시의 ‘투자상품 가용성’ 평가는 기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올라갔다. 다만 전체 18개 항목 가운데 여전히 5개 항목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증권 이동성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정부는 다음 달 6일부터 원/달러 외환거래를 24시간 무중단 체계로 운영하고, 2027년부터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통해 직접 원화를 운용할 수 있도록 역외 원화 결제망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당장 선진국 지수 편입은 어렵더라도, 제도 개선이 예정대로 안착할 경우 내년 6월 관찰대상국 재등재와 이후 2028년 편입 발표, 2029년 실제 편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