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25일 인공지능과 로봇을 앞세운 미래 농업 기술 구상을 공개했다. 고령화로 농촌 일손이 줄고 기후 변화로 생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던 농업을 데이터와 자동화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날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귀농귀촌·지역활성화 박람회 ‘와이-팜 엑스포’에서 ‘인공지능 융합으로 더 커지는 농업, 함께 행복한 농촌’을 주제로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현장 중심, 미래 대응, 균형 성장의 3개 축으로 꾸려졌다. 단순히 새로운 장비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농업 생산성과 농촌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정책 의도가 담겼다.
현장 중심 분야에서는 농업인의 안전과 작업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협업해 보급 중인 착용형 근력 보조 로봇 ‘엑스블 숄더’가 대표적이다. 이 장비는 전력 도움 없이 어깨 힘을 보조해 반복 작업이 많은 농업 현장에서 신체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기반 농기계 사고 알람 시스템, 자율주행 트랙터, 작업물 자동 이송 로봇도 함께 소개됐다. 농촌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사고 예방과 노동력 보완이 중요해지는 만큼,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으로 옮겨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미래 대응 분야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탄소중립 농업이 함께 부각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농 정보 서비스 ‘에이아이 이삭이’와 병해충 자동 진단 앱은 농민이 축적된 감과 경험만으로 판단하던 방식을 보완해주는 도구다. 날씨, 생육 상태, 병해충 정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재배 판단을 돕는다는 점에서 정밀농업의 기초 기술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온실가스 저감형 품종인 ‘감탄벼’,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바이오차, 축산 부문의 저메탄 사료도 소개됐다. 농업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인 동시에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성과 환경 대응을 함께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전용 위성을 활용한 작황 분석 기술도 함께 알리며 정밀 진단 체계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균형 성장 분야에서는 청년 농업인 지원과 우리 품종의 해외 확산 사례가 제시됐다. 청년 농업인 지원 서비스 ‘똑똑 청년농부’는 정보 접근성과 초기 정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몽골에서 벼 재배에 성공한 ‘진부올벼’, 아프리카에 벼 우량종자와 재배 기술을 지원하는 ‘라이스피아’ 사업도 함께 소개됐다. 이는 K-농업기술이 국내 농촌 문제 해결을 넘어 해외 식량 생산 협력과 종자 기술 수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옥현중 농촌진흥청 연구관리과장은 기후 변화와 고령화 속에서 농업인의 안전이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는 ‘인공지능 시대, K-로컬의 내일을 만나다’를 주제로 26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농업 정책이 단순한 생산 확대보다 안전, 탄소 감축, 청년 유입, 디지털 전환을 함께 묶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