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5대 금융그룹과 손잡고 대규모 민간 자금을 벤처투자로 끌어들이는 협력 체계를 가동했다. 은행권 자본을 창업·벤처 생태계로 흐르게 해 초기 기업의 자금난을 덜고,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연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중기부와 금융위는 30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과 ‘벤처투자 활성화 및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중기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5대 금융그룹 회장단, 한국벤처투자와 기술보증기금 등 6개 유관기관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벤처 육성을 정부 재정이나 정책자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금융회사의 자금력과 심사 역량까지 결합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핵심은 자금 공급 규모를 키우는 일이다. 5대 금융그룹은 2026년 4천억원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8천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은 총 4천억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모태펀드와 함께 1천억원 규모의 출자자 성장펀드를 만들고, 2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 출자에도 참여한다. 모펀드는 여러 벤처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상위 펀드여서, 실제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더 큰 민간 투자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5대 금융그룹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출연한 200억원을 바탕으로 기술보증기금은 1천5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새로 공급한다. 보증료는 전액 면제되고, 보증 비율도 기존 85%에서 100%로 올라간다. 담보나 실적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은 은행 대출 문턱이 높은 편인데, 보증 조건을 크게 완화해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취지다. 금융그룹 전문가의 멘토링, 은행권 육성 프로그램의 후속 지원, 계열 벤처캐피털 간 협력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민간 참여를 뒷받침하고,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운용,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원, 유망기업 발굴에서도 금융권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역상권 활성화와 지역 주력산업 육성 같은 지역 기반 성장 전략도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한성숙 장관은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 조성과 국가창업시대를 앞당기는 일이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민간 비중을 키우고, 정책금융이 위험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창업 자금 공급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