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허위 할인’ 논란… 한국서 20억 과징금 철퇴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가 실제보다 높은 정가를 제시해 할인율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한국 소비자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20억9천3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2025년 8월 31일, 알리익스프레스의 입점업체인 ‘오션스카이’와 ‘MICTW’가 2023년 5월부터 10월까지 약 7천500건에 달하는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각각 2천422개, 5천개 이상의 상품을 대상으로 과도한 할인율을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정가라 주장한 가격이 실제로는 해당 제품을 한 번도 그 가격에 판매한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판매가가 27만 원인 태블릿PC를 66만 원짜리 정가 상품이라고 소개한 뒤, 58% 할인된 것처럼 표기해 소비자로 하여금 큰 폭의 할인이 제공되는 것처럼 인식하게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방식이 소비자가 실제보다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구매 결정을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의 위반 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역대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 관련 사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전자상거래법 위반과 관련해서도 별도로 책임을 물었다. 오프라인 상점과 달리 정보 전달이 제한적인 온라인 판매 환경에서, 판매자의 신원 정보나 이용 약관 등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제재의 원인이 됐다.

이번 제재는 알리익스프레스 운영사의 구조 전반에 걸쳐 적용됐다. 플랫폼 운영 주체인 알리바바 싱가포르는 법상 요구되는 판매자 정보와 운영 정책을 초기 화면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한국 내 공식 채널인 ‘케이베뉴’를 맡은 알리코리아 역시 입점업체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두고,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동일 기준으로 불공정 행위를 엄정하게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런 흐름은 향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국내 영업 행태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