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AMD(AMD)가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했다. 이번 결정은 AMD 이사회가 승인한 것으로, 기존 매입 프로그램과 합산하면 총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리사 수(Lisa Su)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자사주 매입 확대는 AMD의 성장 전략과 자금 창출 능력, 장기적인 기업 가치에 대한 이사회의 신뢰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전날 AMD와 경쟁사인 엔비디아(NVDA)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휴메인(Humain)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 직후에 나왔다.
휴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발표된 주요 기술 협약 가운데 하나로, AMD와 엔비디아는 이 스타트업에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약에 따라 AMD는 향후 5년간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를 투자해 인공지능 컴퓨팅 센터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전역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규모 협력은 AMD의 글로벌 AI 입지를 강화하고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발표와 전략적 협약에 힘입어 AMD 주가는 연중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지만, 아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5% 하락한 상태다. 다만 이번 투자 발표가 향후 AI 산업 내 미중 경쟁을 넘어 중동 시장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같은 날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며, AI 반도체 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맞춘 반도체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향후 기술 외교와 산업 정책의 한 축으로 AI와 반도체가 중요하게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