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SNN) 기반의 뉴로모픽 칩 기술을 개발해온 이나테라 나노시스템즈(Innatera Nanosystems)가 대중 시장을 겨냥한 최초의 마이크로컨트롤러 '펄서(Pulsar)'를 공개했다. 이번 제품은 에지 센서와 같은 초저전력·실시간 신호 처리용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하며, 전통적인 AI 프로세서와는 다른 뇌 기반 신경망 처리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나테라의 펄서는 변화된 정보만을 처리하는 인간 두뇌의 반응 방식을 모사하는 SNN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데이터 처리 중에도 불필요한 연산을 줄일 수 있어 전력소모는 기존 대비 50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속도는 100배 빠르게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수밋 쿠마(Sumeet Kumar)는 "기존에는 매주 재충전이 필요했던 영상 도어벨을 펄서를 통해 1년 반까지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펄서는 고성능 RISC-V 프로세서와 전용 AI 가속기를 탑재해 다양한 사용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쿠마 CEO는 해당 칩이 기존 응용처리장치(APU)나 클라우드 연산 없이도 현장에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일부 시스템에선 주 프로세서조차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착용형 디바이스의 제스처 인식, 스마트 홈 내 에너지 효율적 객체 감지, 인체 감지 및 카운팅 기능 등 상시 지능이 요구되는 다양한 센서 활용이 가능해졌다.
애널리스트들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엔 피디 리서치(Jon Peddie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해롤드(David Harold)는 "이나테라의 SNN 기반 기술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초저전력 장비에 실시간 지능을 제공한다"며, 이는 산업 시스템부터 웨어러블까지 대폭적인 반응 속도 개선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나테라는 현재 일본의 시스템온칩(SoC) 기업 소시오넥스트(Socionext)와 협력해 펄서 기반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체 인식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도어 시스템 사례에 대해 쿠마 CEO는 “소시오넥스트의 레이더 센서 기술과 우리의 뉴로모픽 칩이 결합된 이례적인 조합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오작동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나테라는 개발자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했다. 사용자들은 파이토치(PyTorch) 기반 환경에서 개별 스파이킹 모델을 구성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최적화, 배포할 수 있도록 설계된 SDK '탈라모(Talamo)'를 활용할 수 있다. 쿠마 CEO는 "에지 컴퓨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기기 설계에 있어 뉴로모픽 컴퓨팅은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