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피데이터(Speedata)가 4,400만 달러(약 63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월든 캐털리스트 벤처스, 83노스, 코흐디스럽티브테크놀로지스, 피탕고 퍼스트, 비올라 벤처스 등이 참여했으며, 인텔 최고경영자 립부 탄(Lip-Bu Tan)과 멜라녹스 공동 창업자인 에얄 왈드만(Eyal Waldman)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스피데이터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 작업을 위한 전용 가속기 카드 'C200'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 카드에 탑재된 카리스토(Callisto)라는 칩은 Apache Spark 같은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워크로드에 최적화되어 있다. 표준 PCIe 슬롯을 통해 서버에 쉽게 장착할 수 있고, 기존 인프라나 코드 수정이 거의 필요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도입 부담을 낮췄다.
카리스토는 기존 CPU나 GPU와는 다른 구조의 칩 아키텍처를 채택하며 성능을 극대화했다. 특히 스피데이터 창립자가 기여한 CGRA(Coarse-Grained Reconfigurable Architecture) 기반으로 설계돼 작업별로 맞춤 설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구조적 차별화 덕분에 복잡한 조건 분기(logic branching)를 포함한 쿼리 처리 시 GPU의 병목 현상을 피해 연산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카리스토는 메모리 최적화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예를 들어, 많은 분석 시스템이 사용하는 Apache Parquet 파일 포맷을 처리할 때 GPU는 데이터를 메모리 내외부로 자주 옮겨야 하지만, 카리스토는 데이터를 칩 내부에서 직접 읽고 처리해 시간과 시스템 자원을 절감한다. 이 같은 구조 덕분에 제약 분야에서 테스트한 결과, 기존 경쟁 칩보다 약 280배 빠른 성능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스피데이터는 헬스케어를 포함해 금융, 보험, 광고기술 시장 등 다양한 업종의 고객사로부터 카리스토 칩에 대한 검증 및 도입을 추진 중이다. 스피데이터의 최고경영자 아디 겔반(Adi Gelvan)은 “AI 추론 시대를 말하지만, 그 기반에는 반드시 데이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분석 워크로드 가속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시장 진입 전략과 고객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시대에 핵심 연산 플랫폼으로 떠오른 분석 전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