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도심에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버(Uber)는 영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웨이브 테크놀로지(Wayve)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런던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은 우버가 자율주행 분야에 본격 진입하는 첫 단계로, 현지 정부의 법적 지원과 함께 도시 교통 환경을 재편할 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구글(GOOGL)의 자회사 웨이모(Waymo)가 미국에서 선도적으로 운영 중인 로보택시와 유사한 모델로, 초기에는 안전을 위한 수준 4(Level 4) 단계의 차량이 투입되며, 차량 내에 운전자가 탑승하되 개입은 최소화된다. 런던은 세계에서도 복잡한 도로망을 가진 도시로 꼽히지만, 우버는 웨이브의 첨단 AI 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완전 자율주행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영국 정부도 발 빠르게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섰다. 최근 발표된 자율주행차 상업화 촉진 법안인 ‘자동화 차량법(Automated Vehicles Act)’을 통해 정부는 관련 기술 도입을 전격 지원하고 나섰다. 발표문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은 인간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갖추고 있으며, 실제 사고 사례와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더욱 안정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며 기술적 가능성과 공공 이익 측면을 강조했다.
자율주행 도입이 기존 택시 산업에 미칠 파장도 논의되고 있다. 런던 전통 블랙캡 운전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택시운전사 협회는 이번 프로젝트를 “허구에 가까운 판타지”로 규정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협회 대표 스티브 맥나마라는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자율차가 런던의 미로 같은 도로 시스템을 제대로 주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2040년쯤 다시 얘기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율차 산업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교통부는 이번 기술이 오는 2035년까지 영국 내에서 3만 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420억 파운드(약 75조 6,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우버와 웨이브의 파트너십은 테슬라(TSLA)와 웨이모 등 이미 자율주행에 앞서 있는 경쟁사들과 본격적인 기술 경쟁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테슬라 역시 같은 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정식 로보택시 운행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의 자율주행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우버는 유럽의 대도시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전기를 노리고 있다.
전통과 기술이 충돌하는 런던 거리에서 로보택시 실험이 어떤 성과를 낼지, 자율주행 기술의 국제 경쟁 구도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