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디바이스 관리 시장에서 오픈소스 기반의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플리트(Fleet)가 2,700만 달러(약 389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 가속화에 나선다. 투자 라운드는 시큐리티 투자 명가 텐일레븐벤처스(Ten Eleven Ventures)가 주도했으며, CRV, 오픈코어벤처스(Open Core Ventures), 깃랩 공동창업자 시드 시브란디(Sid Sijbrandij), 문파이어벤처스, 벌셀 CEO 기옘로 라우치 등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했다.
플리트는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디바이스 관리 플랫폼을 통해 기업에게 하드웨어 기기의 보안 통제권을 온전히 넘겨주는 방식으로 기존 솔루션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일반적인 모바일 디바이스 관리(MDM) 솔루션들이 클라우드 기반, 폐쇄형 아키텍처로 운영되는 데 반해, 플리트는 투명성과 확장성, 구성 재현성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사 환경에 맞는 방식으로 보안 정책을 수립하는 동시에 각종 규제 준수까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PCI-DSS와 FedRAMP 등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기업에게 있어서, 이같은 오픈 구조는 유의미한 해결책이 된다. 기존 상용 MDM 솔루션들은 대부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클라우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고객들은 온프레미스 설치 옵션이나 커스터마이징에 제약을 받는 사례가 많다. 반면 플리트는 관리형 호스팅 외에도 온프레미스 구축이 가능해, 자율적 운영을 원하는 대형 고객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이 플랫폼은 리눅스, 윈도우, iOS는 물론 게임 서버에서 공장 로봇, 드론까지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하다. 이러한 범용성과 유연성 덕분에 넷플릭스, 스트라이프, 우버, 레딧, 패슬리(Fastly) 등 기술 선도 기업들이 이미 플리트를 도입해 자사 IT 자산 수백만 대를 관리하고 있다. 스트라이프의 인프라 책임자 스콧 맥비커(Scott MacVicar)는 “기존 MDM 서비스 업체는 클라우드 전환만 강요했지만, 플리트를 통해 원하는 방식대로 전환을 마칠 수 있었고 전면적인 관리권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플리트의 비즈니스 확장은 파트너 생태계를 기반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리셀러, MSP, 시스템 통합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 지원부터 시장 진입 전략, 영업 등록 체계 등을 일원화해 고객사에게 완성도 높은 디바이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으로 웨어러블 기기나 산업용 설비까지도 통제 가능한 점이 경쟁사에 없는 강점이다.
마이크 맥닐(Mike McNeil) 플리트 CEO는 “우리는 서버 호스팅 위치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설정해 플랫폼을 구축해 왔다”며 “많은 고객들이 우리 관리형 호스팅 환경을 선호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선택권은 고객에게 있다는 철학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사인 텐일레븐벤처스의 스콧 룬드그렌(Scott Lundgren) 파트너는 “내가 과거 카본블랙 CTO 재직 시절 원했던 통합 보안 관리 도구가 플리트였다”며 “모든 운영체제를 한 플랫폼에서 오픈소스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투자의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플리트는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고도화와 파트너 프로그램 확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조 전략은 ‘자율성과 투명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디바이스 관리 방식의 기준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플리트의 성공 스토리가 보여주고 있다.